[톡투 건강 핫클릭]눈 건강과 검진<上> 녹내장 환자 90%가 안압 정상… 망막-시신경 등 봐야 진단 가능 시력검사는 영유아부터 시작
대한안과학회 박기호 이사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급증하는 3대 실명질환인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1년에 한 번 안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시력 검사 종류는 몇 가지가 있나.
▽박기호 이사장=무려 10가지가 넘는다. 시력 검사뿐만 아니라 눈의 압력을 재는 안압 검사도 있다. 안과 진료실에서 눈을 의사와 마주 보고 턱을 올려놓고 하는 세극등 검사도 있다. 의사가 가늘고 긴 광선을 비춰 눈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막, 홍채, 수정체, 망막까지 눈의 전체적인 구조뿐 아니라 염증 여부도 알 수 있다. 수정체 혼탁으로 생기는 백내장 유무도 알 수 있다.
▽이 기자=세극등 검사로 눈 안쪽 상태도 체크가 가능한가.
▽이 기자=눈에 플래시를 터뜨리는 것처럼 받는 검사인데 눈 건강에 괜찮은가.
▽박 이사장=전혀 해롭지 않다. 잠깐 눈이 부실 수 있고 잔상이 남지만 금방 정상으로 돌아온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3대 실명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저 검사를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검사를 지나친다. 결국 뒤늦게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받아 실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보건당국 차원에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안저 검사를 꼭 포함시켜 조기 발견하도록 해주는 것이 실명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이 기자=녹내장은 안압 검사를 하면 조기 발견이 가능하지 않나.
▽박 이사장=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인 녹내장이 약 90%를 차지한다. 안압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절대 안심하면 안 된다.
▽이 기자=안압이 정상이라 안심했는데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당황스럽다. 이를 조기에 알 수 있는 방법은….
▽박 이사장=이 또한 유일하게 안저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눈 속에서 이미 녹내장이 진행돼 눈 신경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저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안과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불리는 ‘빛간섭단층촬영’을 받는다. 엑스레이가 나오는 검사가 아니므로 몸에 해롭지 않다. 눈에 빛을 쏘면 안구 구조물에 의해 빛이 반사되는데 그 빛의 시간차가 만드는 간섭현상을 이용해 영상을 만든다. 안저 검사가 안구의 구조를 평면으로 보여 준다면, 빛간섭단층촬영은 3차원 구조로 시신경과 망막을 평가할 수 있어 최근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기자=아이의 시력 이상 유무를 발견하기 위한 간단한 검사법은 없나.
▽이 기자= 마지막으로 눈 건강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면….
▽박 이사장=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누구는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 누구는 “눈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눈 건강 및 실명 예방법은 매년 눈 검사를 받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정확한 시력 검사를, 성인들은 시력 검사를 포함해 안저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어떠한 영양제나 다른 방법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런 다음에 본인 눈 상태에 맞춰 전문가 의견을 따른다면 누구나 건강하고 밝게 보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