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에 외국인투자도 내리막… 시름 깊어지는 한국경제] 하루 평균 수출액 작년보다 14%↓… 수입은 154억달러로 소폭 증가
관세청은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줄어든 135억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보다 하루 늘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은 1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7월 10일까지 수출액도 2848억9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3% 줄었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이달 반도체 수출이 25% 급감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수요 위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재고가 쌓여 있는 상황이어서 지금의 수출 부진이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의 여파라고 보긴 어렵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작년 11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중국으로의 수출은 이달에도 13.2% 하락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반면 미국(11.2%)과 일본(16.1%)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이달 수입액은 154억96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품목별로 승용차 수입이 22.6% 늘어난 반면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인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32.5% 줄었다. 이달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은 반도체 제조 장비와 승용차 수입 감소 영향으로 작년보다 2% 가까이 줄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는 통관상 화합물로 분류되는데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수입액 감소 규모는 아직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상반기 외국인투자 썰물 부품소재산업 33% 줄어 ▼
올 상반기(1∼6월) 국내 부품 소재 산업에 외국인이 투자한 금액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일본의 국내 직접투자액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부품 소재 산업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한 금액은 신고 기준 20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3.4%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가 31억2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8% 증가한 것에 비해 투자 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 감소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외국인 투자액은 98억73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7.3% 감소했다. 특히 2분기(4∼6월) 투자액은 1년 전보다 38.1% 감소해 2009년 1분기(1∼3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 투자 실적이 유례없이 좋아 올 실적이 적어 보이는 ‘기저효과’가 나타났고 미중 무역갈등과 유럽 투자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 규모는 157억54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2% 늘었다.
상반기 일본에서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최근 10년 동안 가장 적었다. 상반기 일본발 직접투자액은 1년 전보다 38.5% 감소한 5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도착 기준으로는 51.2% 감소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에 앞서 투자부터 줄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투자는 3∼5년 앞을 내다보고 결정하는 것이어서 상반기 직접투자 감소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