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산업2부 차장
롯데쇼핑이 거액을 투자해 공룡 전시회를 연 것은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서다. 집에서 온라인 쇼핑만 하지 말고 백화점에 와서 공룡도 구경하고 쇼핑도 하라는 취지다. 온라인과의 차별화로 유통 기업들이 강조하는 ‘체험형 콘텐츠’는 실제로 고객 발길 잡기에 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3일간 전시장을 다녀간 방문객은 약 3만 명이나 됐다. 이러한 집객 효과는 백화점 매출로 이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3%가량 늘었다.
모바일로 클릭 몇 번만 하면 다음 날 새벽에 문 앞으로 원하는 물건을 가져다주는 요즘, 오프라인 매장은 몰락의 길만 남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2017년 한 해 동안만 미국에선 6400개나 되는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았고 토이저러스, 시어스도 사라졌다. 국내의 대형마트도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아마존은 몇 년 전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열심히 늘리고 있다. 2017년 8월 미국 전 지역에 있는 460개의 홀푸드 점포를 137억 달러나 주고 인수한 데 이어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별 4개 이상을 받은 제품만 판매하는 아마존 포스타 매장도 선보였다.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도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경험, 물류의 융합을 강조하는 ‘신유통’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도 온라인 쇼핑 투자를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 중인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복판에는 별마당 도서관이 있다. 이곳은 가게들만 즐비했던 쇼핑몰에 아날로그 감성을 불어넣었고, 이 공간에 매력을 느낀 많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책에서만 보던 공룡을 실제로 마주쳤을 때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사람들과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대는 별마당 도서관의 인파를 보며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생각해 본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