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나달, 12일 운명의 4강전 11년 전 4시간 48분 세기의 명승부… 나달이 페더러 6연패 막고 첫 우승
세계랭킹 2위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과 3위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가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11년 만에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 나달(오른쪽 사진)이 11일 열린 8강전에서 미국의 샘 퀘리를 3-0으로 완파한 뒤 포효하고 있다.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를 3-1로 꺾고 주먹을 불끈 쥔 페더러. 4강에서 만나는 둘은 2008년 윔블던 결승에서 명승부를 벌인 뒤 윔블던에서는 처음으로 맞대결한다. 런던=AP 뉴시스
나달과 페더러는 2008년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다. 나달이 22세, 페더러가 27세로 전성기 기량을 뽐내던 시기에 경기 시간만 4시간 48분이 걸린 혈투를 펼쳤다. 당일 내린 비로 경기가 도중에 중단되면서 현지 시간 오후 2시 35분에 시작한 경기가 오후 9시 넘어 끝났다. 결국 나달이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를 포함해 5세트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3-2(6-4, 6-4, 6-7<5-7>, 6-7<8-10>, 9-7) 신승을 거두며 페더러의 윔블던 6연패를 무산시켰다.
‘전설의 명승부’ 이후 둘은 그랜드슬램 대회를 비롯해 각종 투어 대회에서 22차례나 맞붙었지만 유독 윔블던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11일 열린 8강전에서 페더러가 니시코리 게이(30·일본·7위)를 3-1(4-6, 6-1, 6-4, 6-4)로 꺾고, 나달이 샘 퀘리(32·미국·65위)를 3-0(7-5, 6-2, 6-2)으로 완파하며 윔블던에서 11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페더러는 첫 세트를 4-6으로 내주며 밀리는 듯했지만 이후 3세트를 잡아내며 윔블던 개인 통산 100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단일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본선에서 100승을 달성한 선수는 페더러가 최초다.
다시 보게 될 세기의 매치. 12일엔 과연 누가 웃을까.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