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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노사 양보안 없이 ‘대치’…자정 넘겨 차수변경

입력 | 2019-07-12 01:45:00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2차 전원회의에서 정회시간에 맞춰 소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7.11/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막바지 논의가 8시간을 넘겨 밤새 진행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공익위원을 설득하기 위한 ‘최종안’ 마련에 돌입했으나, 노동계 내부조율이 늦어지고 있어 밤샘 회의가 표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위는 11일 오후 4시30분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자정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 차수를 13차로 변경했다.

이번 회의는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후 결정기한으로 밝힌 11일에 열렸음에도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박준식 위원장은 11일 오후 9시40분쯤 노사에 실질적으로 표결에 부칠 수 있는 ‘최종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뒤 이날만 3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11시20분쯤 다시 시작한 회의는 불과 10여분 만에 멈췄다. 노사 모두 최종안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이날 최종안으로 불릴 만한 요구안을 들고 회의에 참석한 반면 노동계의 경우 내부에서 의견을 미처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앞서 회의에 불참했다가 뒤늦게 참석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근로자위원은 수정안 제출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위원장이 노사에 ‘최종안’을 요구했다는 것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 최저임금 의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저임금의 법적 고시일은 8월5일로, 이의제기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결정이 나야 한다. 이에 따라 노사는 치열한 수싸움에 들어갔다. 이들은 다시 내부회의를 열고 공익위원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최종안 마련을 숙고 중이다.

앞서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은 최초 요구안으로 8000원(올해 대비 4.2% 삭감)을, 1차 수정안으로 8185원(2.0% 삭감)을 제시했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은 최초 요구안 1만원(올해 대비 19.8% 인상)을, 1차 수정안으로 9570원(14.6% 인상)을 내놨다. 노사 간 간극은 1차 수정안 기준 약 1300원에 달한다.

공익위원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로 ‘한자릿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위원은 시장에서 예상한 4~5% 인상률보다 낮은 2~3%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익위원은 지난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에 ‘동결 또는 한자릿수 인상률’만 놓고 토의할 것을 제안했다. 사실상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구간을 설정한 것이다.

경영계는 그럼에도 지금껏 내년 최저임금의 ‘삭감’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기에 이번 최종안 제출에서 공익위원 제안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공익위원 설득을 위해 삭감안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계는 ‘두자릿수 인상’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경우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명분을 잃게 되므로 한자릿수 인상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미리 완성한 안이 없으므로 정회가 반복되는 사이에 최종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13차 전원회의는 오전 1시에 시작됐으나 최종안 마련 문제로 또다시 정회했다. 오전 2시30분에 속개할 예정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