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파장]日, 수출국 관리서 한국 별도분류
무기로 유용될 수 있는 물품의 해외 수출 수속을 보여주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홈페이지. 법령과 기호만 있어 일본인들이 해석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이 속한 ‘리(り) 지역’에만 적용되는 것을 찾아 들어가면 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 시 제출 서류가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 경산성 홈페이지 캡처
현재로선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 강화 내용을 구체화한 상태이다. 백색국가 그룹에서 별도로 뺀 상태이나 대응 조치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3개 화학 물질에 대한 규제 내용은 수출허가용 제출 서류를 종전 3개에서 최대 9개까지 늘리는 등 좀 더 구체화됐다.
에칭가스 수출은 더 힘들어진다. 7개 서류에다 △수입자의 구매 물품 조달 실적 및 최종 제품의 생산 상황 △최종 제품의 제조 흐름에 관한 자료 등 2개를 추가로 더 내야 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경제산업성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한눈에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홈페이지에는 △규제하는 물품에 관한 법령 △수출국 △제출 서류 △신청 창구 등 4개 정보만 공개돼 있다. 법령이 워낙 복잡한 데다 수출국도 기호로 표시돼 있어 사전 정보를 갖고 법령집을 함께 봐야만 해독할 수 있을 정도다.
8월에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신설된 ‘리 지역’에 적용할 규제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일본 기업은 대량살상무기(WMD)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 중 식품 및 목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 대해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수출 기업들이 3개 서류만 내다가 9개 서류를 내려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불허’할 명분이 많이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은 3개 품목에 한해 시범적으로 서류를 늘렸지만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킨 뒤에는 수입하는 한국 기업이나 수출하는 일본 기업 모두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