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 위원장, 최저임금위원회 끝난 후 브리핑서 밝혀 "직면현실에 유연한 대응 필요하다는 공감대 반영된 것"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2.87%(8590원)로 결정된 것에 대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다소 낮게 결정이 돼서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최근 어려운 경제, 사회적 여건에 대한 우리 자신의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고 본다”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준식 위원장과 임승순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와의 일문일답.
“(박준식)위원장으로서 여러가지 부족한 게 많다. 위원회를 시작할 때 주어진 책임과 과제가 지나치게 막중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이 위원회를 끌고 가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목표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것이었다. 모든 위원들이 전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결과보다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제적인 형편이 여러가지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직면한 현실에 대해 정확히 직시하고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야 할 경제사회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소간 속도조절과 방향조절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결과를 떠나 한 마음으로 끝까지 남아주셨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정회와 속개가 반복된 원인은 무엇인가.
“(박준식)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이나 이해의 차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회와 속개 과정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일시적으로 논의과정에서 이탈하거나 잠시 벗어난 적은 있었지만 큰 틀에서 논의를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권순원)양측이 안을 제시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있다. 노사 양측은 각각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집합체다. 내부 이견을 조율할 필요성도 있고 민주노총은 회의장 밖에 중앙집행위원회가 개최되고 있어서 민주노총 의사결정 구조상 위원들이 중앙집행위원회 가서 추인 받는 절차가 필요했다. 민주노총이 위원회에 (기다려 달라고) 요청해서 저희들이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 절차 때문에 시간이 조금 늦어졌다.”
“(박준식)이번 결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자면 최근 어려운 경제 사회적 여건에 대한 우리 자신의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고 본다. 정직한 성찰의 결과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역대 인상률 중에 세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다음이다. 낮은 인상률로 결정되는데 어떤 공감대가 있었나.
“(권순원)최저임금액이 갖는 의미나 사회적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고용부에서 고시할 때 내용적 합의에 대해 별도의 전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표결 결과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 지금 머리가 복잡하다. 소상공인들의 요청과 그것을 이유로 한 사용자 측의 두번에 걸친 불참이 있었고, 삭감안에 대한 노동계 측의 문제제기와 그것을 이유로 한 불참이 있었다. 양자가 가진 간극이 우리사회가 직면한 경제적인 위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양자의 여러가지 우려와 요구를 위원회에서 어떻게 담아낼지가 중요한 고민의 지점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오늘의 결과가 도출됐다. 최근 3년 인상률 평균이 9.9%다. 오늘 2.87% 오르긴 했지만 역대 세번째 인상률이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현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이 평균적으로 보면 10% 가까이 오른 것이기 때문에 추세를 통합해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2.87%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 어떤 부분들이 반영이 됐나.
“(권순원)사용자 측에서 근거로 제시한 것은 3%는 도저히 넘기 어렵고, 3%면 8600원인데 바로 밑인 8590원으로 액수를 제시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다른 수식에 대한 설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최초제시안과 최종결정금액 간 갭이 크다. 이런 식의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박준식)올해 노사 최초제시안이 과거 안보다 격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안심했다. 충분히 노력하고 집중적으로 하면 어느정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사 양측이 진지하게 해줬다고 생각하고 과거에 비해 개선된 의사결정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사회적 우려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해서 개선하기 위해 이후에 별도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중심으로 제도의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추진할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결정체계 이원화나 차등적용 방안에 대한 계획은.
“(권순원)이자리에서 얘기하기는 부절적하다.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는 어떻게 하나.
“(권순원)사용자 측이 요청했던 구분적용과 관련해서는 사용자들이 (그것을)전제로 복귀하지 않았다.”
-노사 모두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고 보나.
“(박준식)모든 사회적 협의는 만족할만한 해법은 나올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협의의 장에 들어오겠다는 것은 당사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어느 정도는 상대방에게 내놓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들어올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협의 과정은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기득권을 상대방과 공유하겠다는 인식을 증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생각이 달랐을 텐데 어떻게 노동자 안 8880원이 나왔나.
“(권순원)그건 모른다.”
“(박준식)논의 과정에 참여하신 민주노총 대표들과 한국노총 대표들의 진정성 있는 협의의 결과라고 본다. 단일안을 만들어가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2.87%라는 인상률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됐다고 생각하나.
“(임승순)IMF(국제통화기금)가 아닌데 인상률이 낮은 것에 대해 궁금하신 것 같다. 사용자 측에서는 IMF 때는 금융파트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실물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무역마찰 부분이나 최근 일본에서는 (무역제재) 부분들이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얘기가 많아 그런 부분들이 작용했다.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중위임금의 60% 정도에 가 있다. 중위임금의 60% 정도가 많이 높은 수준이라고 대부분 얘기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올라가면 중위임금의 상당부분이 올라가는데 그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의 임금상승률이 40% 정도라고 보인다. 그때의 경제상황이나 소득분배 상황에 따라 인상률이 결정되는 것이다. IMF 이후로 세번째로 낮다는 것은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했다가 복귀한게 최저임금이 결정된 후 차등적용 문제에 대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임승순)제도 관련해서 미비한 게 보인다.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싶다. 전원회의에서도 위원장이 언급하셨다.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부분도 제도개선에 대한 부분이니까 위원회를 설치하고 거기서 원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하는 구조로 가져가자는 취지다. 최저임금 결정된 이후에 금년 내에 다시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전문위원회를 설치 할지 말지 검토하겠다고 결정했다.”
-청와대에서 속도조절론이 나왔고, 2~3%로 결정될 것이란 설도 있었다. 이 범위 안에서 결정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박준식)최저임금의 수준이나 속도조절에 대해서는 모든 경제사회 주체들, 정책 결정권자들, 정부의 관련 수장들이 여러차례 다양한 말씀을 하셨다. 국민들도 여러 견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견해들이 깊이 참고할 정도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특정한 입장이나 견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다소 낮게 결정이 나서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