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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 ‘황토팩 안전성’ 갈등 故 김영애에 뒤늦은 사과

입력 | 2019-07-12 09:26:00


이영돈 PD가 황토팩 안전성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였던 고(故) 김영애에게 사과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영돈 PD는 전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늦었지만 김영애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황토팩 사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김영애가 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방영 이후 사업에 큰 타격을 받고 실패하면서 시작됐다.

1981년 KBS에 입사한 이영돈 PD는 2007년 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제작, 진행을 맡으면서 실생활과 밀접한 사회 문제를 제기하는 탐사보도 PD로 이름을 알린 스타 PD다.

이영돈 PD는 당시 ‘충격! 황토팩에서 중금속 검출’ 편을 통해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김영애의 업체 제품 등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황토팩 여러 회사 제품을 수거해 중금속 함유 여부 검사를 실시한 결과, 비소 등이 기준치 이상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었다.

해당 프로그램 방송 후 김영애의 황토팩 사업의 매출은 폭락했다. 환불 요청도 쇄도했다.

결국 김영애의 회사는 몰락했고 후발주자로 따라나선 회사들도 줄줄이 도산했다. 이후 김영애의 건강은 악화됐다. 김영애는 회사를 함께 운영한 5세 연하의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식약처의 조사결과,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 등은 제조 과정 중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황토 고유의 성분으로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영애는 이영돈 PD와 해당프로그램 측을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영돈 PD 등이 김영애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영돈 PD 측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영돈 PD의 잘못은 일부 인정했으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영돈 PD 측의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이영돈 PD의 손을 들어줬다.

김영애는 지난 2012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과 작품 활동을 병행해오다 2016년 겨울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김영애는 2017년 4월 눈을 감았다. 향년 66세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