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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정 헌법 핵심은 ‘김정은식 경제’ 강조…선대 탈피

입력 | 2019-07-12 12:09: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지난 11일 개정 내용이 공개된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의 방점은 ‘김정은식 경제 개혁 조치’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가수반’으로서의 지위 강화가 명시된 개정 헌법은 그에 걸맞게 ‘김정은식’ 표현이 새로 등장한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주체사상, 선군사상 등 선대 시절의 용어들이 대거 삭제되고 ‘사회주의 조선’이라는 표현이 ‘사회주의 국가’로 바뀌는 등 북한의 국가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경제 정책과 관련된 방향성을 제시하는 표현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등 김 위원장 식의 경제 발전 정책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용어들이 새로 등장했다.

헌법 33조에는 국가는 경제관리에서 사회주의 기업 책임 관리제를 실시하며 원가, 가격, 수익성 같은 경제적 공간을 옳게 이용하도록 한다‘라는 문안이 명시됐다.

사회주의 기업 책임 관리제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자율성과 재량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일종의 시장경제 방식의 경영활동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안의 사업체계‘나 ’청산리 방법‘ 등 김일성 주석이 제시해 지난 헌법에까지 유지됐던 경제 시스템을 표현하는 용어는 삭제됐다.

특히 대안의 사업체계는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61년 대안전기공장을 방문해 내놓은 공업부문의 관리방법이다. 공장 지배인이 아닌 당 위원회가 공장 운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시장경제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의 경제 정책을 없앤 셈이다.

무역과 관련된 조문에도 변화가 있었다. 헌법 36조의 ’국가는 완전한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대외무역을 발전시킨다‘라는 조문은 ’국가는 대외무역에서 신용을 지키고 무역구조를 개선하며‘로 수정됐다.

’밀무역‘ 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북한 무역 구조의 신뢰도 개선과 현재 무역 구조의 개편을 시사한 것이다. 동시에 비핵화 협상의 전개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 및 해제 국면을 준비하는 차원의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인 과학기술발전도 강조됐다. 헌법 27조에 ’기술혁명은 사회주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 고리이다‘라는 조문은 ’기술혁명은 사회주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 고리이며 과학기술력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로 내용이 보충됐다.

또 ’국가는 언제나 기술발전 문제를 첫자리에 놓고‘라는 문안은 ’국가는 모든 경제활동에서 과학기술의 주도적 역할을 높이며‘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선대의 표현들이 사라지고 김 위원장 시대의 특징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헌법이 개정됐으나 선대들에 대한 위상은 더욱 높이는 표현이 서문에 등장했다.

사회주의 헌법의 서문은 전반적인 국가의 정책 기조 등을 엿볼 수 있어 내용 변화에 다한 다각적인 분석이 제기된다.

개정 서문에서는 김일성 주석에 대해 ’위대한 수령‘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위대한 영도자‘라는 수식어가 각각 새로 붙었다. 개정 전 헌법에서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라고 표현됐던 것에 비해 격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북한이 선대 지도자들에 대한 ’조상‘ 수준의 예우를 갖추면서도 현재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정당성과 입지를 더 부각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과거 핵개발 완성 단계에서 서문에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넣으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 표현은 이번 개정 헌법에서도 유지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