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문맹률이 ‘0%’에 가깝고 무상의무교육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에 온 탈북민들에겐 ‘사회 재교육’이 필수라고 12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이날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빈곤한 나라를 탈출한 사람들은 생활에 필요한 기본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 역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리광명씨(31)의 경우 한국에 온 뒤 ‘우리들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나이가 많거나 학업능력이 뒤처지는 탈북민들을 위한 대안학교로서 현재 약 60명이 재학 중이다.
북한에선 1990년대 중반 경제가 무너지고 기근으로 수십만명이 사망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리들학교에 재학 중인 이송희씨(27)는 “북한에서 소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4개월 만에 집안 생계를 꾸리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사실상 문맹에 가까웠다.
탈북민들은 “북한의 학교 교육은 지도부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북한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3대째 세습된 김일성 일가의 ‘혁명사상’이다.
북한 주민들은 6세 때부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린 시절 등을 배우고, 이후엔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장된다. 중등학교에선 주당 6시간씩 관련 수업을 듣는데, 이는 북한의 전체 교육과장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교육체계는 ‘당과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주입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2010년 탈북한 이미연씨는 “북한은 (지도부를) 신과 같은 인물로 가르친다”며 “이는 다른 과목에도 영향을 줘 건축을 가르칠 때도 5분간은 지도자에 관한 이념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우리들학교의 윤동주 교장은 “북한이탈주민에게 적어도 문화·언어·사회·역사에 대한 재교육은 필수”라면서 “국민 90% 이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0%가 대학에 진학하는 한국 사회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교육과 기술면에서 큰 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탈북민 가운데 다수는 초·중학교에서 받는 기본교육조차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엔 우리들학교와 같은 시설이 모두 7개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