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이 최대 87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휩싸인 페이스북에 50억달러(약 5조 895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미 당국이 정보기술(IT)에 부과한 벌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했다.
이번 벌금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자가 학술 목적으로 얻은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영국의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로 유출된 것과 관련, 페이스북에 책임을 물은 결과다.
FTC는 개인정보 보호 조항을 위반한 업체에 제한된 액수의 벌금만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업체에는 거액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는데, 이 재량권이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벌금 규모는 미 법무부의 검증을 거쳐 정식으로 결정된다. WSJ은 “이번 합의안은 최종 확정되기 전 법무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법무부는 일반적으로 FTC의 결정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FTC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이 발각된 후 1년 이상 조사를 벌여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2019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FTC 벌금이 최대 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30억달러의 충당금을 계상했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24억 2900만달러에 그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