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1050개社 BSI 조사
국내 업체들은 올 3분기(7∼9월) 제조업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뼈대격인 기계장비와 철강금속업의 업황 전망이 특히 어두운 편이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까지 더해지면 기업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14일 내놓은 ‘2019년 2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3분기 제조업 경기 시황 전망 BSI는 90으로 전 분기(98)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10∼21일 국내 제조업체 10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아래로 떨어질수록 전 분기보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매출 전망은 올 2분기(4∼6월)만 해도 102로 기준선(100)을 웃돌았지만 3분기 들어 전망치가 96으로 하락했다. 올 들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1분기 한국 경제 전체 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한 데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3.3%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미 얼어붙은 상태였다. 1분기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2분기에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고 그 덕에 2분기 BSI가 100을 넘는 ‘기술적 반등’을 보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3분기 전망치가 다시 100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반도체는 매출 전망 BSI가 94로 집계되며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으로 100 아래였다.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탓에 반도체 업계가 아직은 업황이 반등하기 어렵다고 보는 셈이다. 업황이 좋았던 지난해에는 1∼4분기 모두 100 이상이었고 2017년에도 4분기(10∼12월)를 제외하고는 줄곧 100 이상이었다. 올해 1∼3분기 모두 매출 전망 BSI가 100미만인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산업 등 3개 업종으로 한국의 대표 산업군이다.
이번 설문은 일본 수출 규제 소식이 알려진 7월 1일 이전 실시됐다. 이 때문에 일본 수출 규제 영향은 업황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