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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내년 우주군 창설”… 佛도 ‘스타워즈’ 가세

입력 | 2019-07-15 03:00:00

우주공간서 미사일 요격-위성 파괴… 美-中-러 우주전력 강화 총력전
中은 위성무력화 레이저 곧 배치… 작년 로켓 128대 발사… 냉전후 최다



사진출처-뉴시스


프랑스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기리는 ‘대혁명기념일’을 맞아 ‘우주군(Space Force)’ 창설을 선언했다. 이미 우주군을 창설했거나 계획을 밝힌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프랑스까지 합류하면서 주요국의 군사력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우주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9월에 우주군사령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36억 유로(약 4조8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우주군사령부는 레이더 감시 시스템 구축, 첩보위성 위치 추적 등을 담당한다.

‘우주군’이란 말 그대로 우주를 기반으로 한 병력이다. 상대국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현재는 지상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대기권에서 상대 미사일을 격추한다. 하지만 우주군이 창설되면 위성 등 우주 공간에서 발사 단계부터 사전 감지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상대 미사일 요격이 쉬워지고 상대국 위성을 파괴해 전투 지역의 각종 정보를 차단시킴으로써 ‘장님 부대’로 만들 수 있다.

미국은 올해 3월 우주군 창설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5년간 20억 달러(약 2조3500억 원)를 투입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을 통해 중동 페르시아만 미 항공모함, 예멘 상공의 드론, 시리아 상공의 전투기를 운용하고 아프가니스탄 순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하는 등 향후 미군의 우주군 의존도가 커진다고 전했다.

중국도 2015년부터 우주군을 창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지난해에만 위성 39기를 발사했다. 중국은 상대국 인공위성의 센서를 무력화하는 레이저 체계도 곧 갖출 계획이다. 러시아도 냉전 때 창설한 기존 우주군을 2011년에 우주항공방위군으로 강화했다. 영국 BBC는 “중국 러시아 미국은 모두 지구로부터 미사일을 발사해 상대 위성을 직접 요격하는 무기를 시험했다”고 전했다. 이런 경쟁을 반영하듯 지난해 발사된 우주 로켓은 총 128대로 냉전 시기(1984년) 129대 이후 가장 많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우주 패권을 둘러싼 각국 경쟁과 별도로 유럽 주요국의 군사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14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프랑스 공군의 주도하에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10개국 군인 약 4300명이 모여 대대적 퍼레이드를 했다. 독일 A-400M, 스페인 C-130, 영국 치누크 헬리콥터 등 각국 대표기가 굉음을 울리며 비행하자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1989년 프랑스와 독일이 함께 창설한 독불여단(BFA) 병력도 이날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지도자가 총출동했다. 참석할 예정이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을 대신 보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초청했던 프랑스가 올해는 ‘유럽만의 행사’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를 대거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각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안보를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유럽 공동 신속대응군’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럽에 연일 나토 분담금 증액을 거세게 요구하는 등 대서양 동맹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움직임이란 평가가 나온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