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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감소 시대의 교사[횡설수설/서영아]

입력 | 2019-07-15 03:00:00


올 3월, 서울 송파구의 재건축단지 헬리오시티에 초·중 통합학교를 표방한 해누리초·중이음학교가 문을 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학교로는 서울 최초다. 5층 건물을 초·중 9개 학년이 함께 사용하고 교장도 1명이다. 지난달 20일 뒤늦게 열린 개교 기념식에서는 중학생들이 연주하고 초등학생들이 교가를 불렀다. 아직 코흘리개인 초등 1학년생부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 중학교 3학년생까지가 같은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다니,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심히 궁금해지기도 한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선 이미 99개의 통합운영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초-중, 중-고, 초-중-고처럼 급이 다른 학교를 통합해 학교 시설과 행정 인력 및 교사 등을 공유한다. 대부분 학생 수가 적어 초중고를 따로 짓기 힘든 농어촌이나 지방 구도심 지역에 자리 잡았다. 저출산에 따른 구조조정 결과다. 서울의 해누리초중학교는 초등학교 25학급과 중학교 22학급, 특수학급 2학급 등 49학급 규모니 다른 지역처럼 학생이 아주 적은 건 아니다. 다만 서울시는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새 학교가 필요한 지역이라 해도 앞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 가급적 통합학교 형태로 짓기로 했다. 실제로 해누리초중학교의 경우 학교 부지 비용을 각 100억 원 정도 절약했고 조리종사원, 시설관리직 등 행정인력을 공유하면서 연간 최소 10억 원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아이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다.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7년 272만 명이던 초등학생은 2030년이면 180만 명으로 약 33.8% 줄어든다. 같은 기간 22.3명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12.9명까지 떨어진다는 예측도 있다. 교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교원 운영 방식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교육부는 올 하반기부터 이에 대한 본격 연구에 들어간다. 초등학교 교사와 중고교 교사가 서로 바꿔가며 수업을 담당하거나 교사들이 여러 과목을 가르칠 수 있게 하는 등 교사 간의 ‘벽’을 허무는 데 주안점이 주어진다. 이를 위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통합하고, 현재 4년 학제인 교원 양성 체제를 5∼6년으로 개편해 초중등교사 자격증을 모두 따게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고 한다. 교사와 임용 준비생들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교사와 학생, 사회 모두가 윈윈하는 방안을 기대해 본다. 지난해 신규 임용된 서울 초등학교 교사 344명 중 285명이 발령 대기 중인 현실이다.

서영아 논설위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