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들고 우는 학생 등 생생… 기념사업회, 내년 전시회 계획
대만 롄허보 서울 특파원을 지낸 주리시 대만정치대 한국어과 교수가 1987년 7월 찍은 사진. 우상호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한열 열사의 영정 사진을 들고 흐느끼고 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달 5일 사단법인 이한열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이런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국제 우편물도 도착했다. 주리시(朱立熙·65) 대만정치대 한국어과 교수가 보낸 소포였다. 그는 1986년부터 1988년까지 대만 신문 롄허(聯合)보의 서울 특파원을 지냈다.
상자 안에는 주 교수가 특파원 시절 직접 찍은 사진 300장이 담긴 콤팩트디스크(CD)가 있었다. 모두 고(故) 이한열 열사의 운구 행렬을 찍은 사진이었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시위를 하다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주 교수는 14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작년에 ‘6월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을 보고 그때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며 “최근 연구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기념사업회 측과 연락하다가 내가 먼저 사진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사진을 보고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쟁취한 민주화의 의미를 실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 측은 내년에 전시회를 열어 이번에 확보한 300장의 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