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질 최저임금 1만318원]내년 최저임금 반발 노동계 달래기 급격한 인상 부작용도 인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구석구석 다 살펴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한다.”
청와대 정책 컨트롤타워인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14일 지난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며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을 밀어붙였지만 그 후폭풍이 컸다는 점을 뒤늦게 인정한 것이다. 다만 김 실장은 2.9%라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이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의 폐기 내지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는 표준적인 고용계약의 틀 안에 있는 분들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반면에 영세 자영업자와 소기업에 큰 부담이 되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누군가의 소득은 또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라며 “소득과 비용이 균형을 이룰 때 국민 경제 전체가 선순환하지만 어느 일방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때에는 악순환의 함정에 빠진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최저임금위의 속도조절론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인정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실장이 연이어 사과한 것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반발하는 노동계를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2.9% 인상에 대해 “실질적인 삭감”이라며 총파업을 포함한 전면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노·정 관계의 신뢰를 가지려는 노력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조만간 노동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와의 직접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