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매진된 ‘하이다이빙’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하이다이빙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15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하이다이빙은 개막 전에 전 좌석(6500장)이 매진됐다. 이후에도 계속 예매 문의가 쏟아지면서 14일 오후 8시 현재 오버 부킹(107.11%)이 됐다. 경영(90.8%)이나 다이빙(73.3%) 등 익숙한 종목의 예매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6개 종목 중 단연 인기 ‘넘버 원’이다.
○ 극한 공포의 미학(美學)
광주 동구 조선대 축구장에 27m의 철골 구조물로 설치된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보기만 해도 아찔한 느낌이 든다. 탑 밑에는 선수들이 뛰어들 지름 17m에 수심 6m의 원형 수조가 만들어져 있다. 이 수조에 들어가는 물만 300t이다.
이종휘 조직위 하이다이빙 담당관은 “플랫폼에 올라서면 수조가 큰 대야 정도 크기로 보인다. 조금만 멀리 뛰면 수조 밖으로 튕겨 나갈 것 같은 공포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다이빙장(가로세로 25m)과 비교해 크기는 훨씬 작고, 높이는 훨씬 높다.
워낙 높이가 있다 보니 수면에 닿는 순간 낙하 속도는 시속 90km에 달한다. 도약부터 입수까지는 2.7초가량 걸린다. 입수 시 충격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발부터 입수해야 한다. 혹시 잘못 입수할 경우에는 충격으로 정신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 대회 조직위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수조 안에 3명의 다이버를 상시 배치할 계획이다.
하이다이빙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엄청난 높이에서 공중 곡예를 하면서 뛰어내리는 모습 자체가 짜릿함을 선사한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하이다이빙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올림픽 정식종목은 아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률도 항상 가장 높다.
○ 선택받은 37명만 점프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개최국 자격으로 평소 출전하지 못했던 수구와 오픈워터 경기에도 선수단을 내보낸다. 하지만 하이다이빙에서는 유일하게 출전 선수가 없다. 고병진 대한수영연맹 다이빙 이사는 “워낙 위험하다 보니 FINA는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을 준다. 우리 선수들의 준비 기간이 늦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를 합쳐 18개국 37명의 선수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미국이 남녀 3명씩 총 6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내보낸다.
한국에 처음 생긴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수명이 길지 않다. 하이다이빙을 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임시로 경기장을 짓고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철거한다. 건설에만 60억 원가량이 들었고, 철거에 약 20억 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사흘간의 경기를 마치면 80억 원이 하늘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 하이다이빙, 출전자 모두 예선 없이 이틀간 4회 점프 ▼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