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등 핵심소재의 수출을 규제하는 경제보복으로 국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론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니클로를 비롯해 데상트·소니·토요타·혼다 등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리스트도 올라왔다. 사진은 이달 4일 오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점 앞에서 일본 경제보복 관련 1인 시위 중인 서울겨레하나 회원. © News1
여기에 ‘탈(脫)디젤’ 정책으로 일본차에 점유율을 내어줬던 독일차의 친환경 모델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요인이다. 상품성과 가격 등을 놓고 봤을 때 우위를 가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 일부가 일본차 구매수요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10만9314대) 중 일본 브랜드 판매량은 2만3482대를 기록했다. 21.5%의 점유율로 판매 수입차 5대 중 1대가 일본차다.
실제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전년 대비 49.0% 줄어든 3만2981대 판매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1만6561대로, 36.1% 늘었다. 디젤차 점유율 역시 16.0%포인트(p) 감소한 30.2%에 머물렀다.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6.4%p 증가한 15.1% 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 등에 따라 규모 면에서는 디젤이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하이브리드차의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흐름에 독일차들도 친환경 라인업을 강화하며 판매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일본차의 점유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판매 모델도 세단부터 SUV까지로 다양하다.
렉서스(토요타 고급 브랜드)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세단(ES300h) 및 SUV(UX250h, NX300h, RX450h)와 경쟁이 충분히 가능한 모델들이 포진해 올해 들어 독일산 친환경차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GLC 350 e 4매틱. (벤츠코리아 제공)
벤츠의 국내 첫 프리미엄 프리미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인 ‘C 350e’ 역시 414대가 판매됐다. 지난 4월 국내 출시가 이뤄졌던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들의 차량 가격(엔트리 트림 기준)은 하이브리드 최다 판매 모델인 ES300h와 비교해 1000만원가량 비싼 수준이라 수입차 구매층에게 부담되는 조건은 아니다.
BMW 뉴 7시리즈 주행 모습. (BMW코리아 제공)
BMW는 최근 출시한 ‘더 뉴 7시리즈’의 국내 출시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포함시키며 내수 판매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BMW e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한 뉴 745e s드라이브, 뉴 745Le s드라이브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고전압 배터리를 결합, 스포츠 주행 모드에서 최고시스템 출력 394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배터리만으로 최대 50~58㎞(유럽기준)까지 주행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입차 업계 전반적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일본차가 선제적 대응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불매 운동 분위기 등이 지속되면 일본차를 선택하는 수요가 독일차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