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채드 벨.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채드 벨(30)은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후반기가 재개되면 팀의 1선발로 나설 공산이 높다.
좌완 벨은 계약금 20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하고 올해 KBO리그에 데뷔했다. 새 외국인선수의 몸값 한도인 100만 달러를 꽉 채운 우완 워윅 서폴드가 1선발, 벨이 2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둘의 활약상은 몸값만큼 차이가 크진 않았다.
15일까지 서폴드는 20경기(118.1이닝)에서 6승9패, 평균자책점(ERA) 4.41,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9를 찍었다. 벨은 20경기(118이닝)에서 5승9패, ERA 3.97, WHIP 1.44다. 서폴드는 18일 청주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한 차례 더 선발등판한 뒤 전반기를 마칠 예정이다.
누적 데이터만 놓고 보면 엇비슷하다. 다만 피칭의 순도 측면에선 벨이 서폴드를 앞서기도 한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선 10회로 팀 내 1위, 전체 공동 15위다(서폴드는 9회).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Wins Above Replacement) 역시 1.99로 팀 내 1위, 전체 15위(서폴드는 1.96)다. 부진한 팀 성적처럼 승수가 부족했을 뿐이다.
5월 5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시즌 5승째를 찍은 뒤로 2개월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7패를 떠안았다. 9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의 8이닝 2안타 8삼진 무실점 역투도 헛일이었다. 이 기간 QS는 모두 6차례 작성했다.
열흘간 재충전한 뒤 26~28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치를 팀의 후반기 첫 3연전부터 승수를 쌓는다면 얼마든지 전반기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 후반기에는 최소 10차례 정도는 더 선발등판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우선은 연패를 끊고 후반기 첫 승의 테이프를 끊을 필요가 있다. 전반기에는 뜸했던 ‘승리의 벨’이 후반기에는 좀 더 자주 울리길 기대해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