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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잠실 브리핑] KT 윤석민의 100호 아치, 1년 늦었지만 값진 홈런

입력 | 2019-07-16 19:37:00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윤석민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개인 통산 100호 아치. KBO리그 역사에 발자국 하나를 남겼으니 기뻐할 법도 했지만 윤석민(34·KT 위즈)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당초 예상보다 1년 가까이 늦게 터진 홈런이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어진 장기 슬럼프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였다. 그의 세 자릿수 홈런이 유달리 의미 있는 이유다.

윤석민은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1로 앞선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 상대로 볼카운트 1B에서 복판에 몰린 142㎞ 속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잠실구장 좌익수 뒤 외야 상단에 꽂혔다. 윤석민의 시즌 2호 아치이자 2004년 두산에서 데뷔한 후 16년 만에 달성한 개인 통산 세 자릿수 홈런이었다.

윤석민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통산 92홈런을 때려냈다. 전반기에만 13홈런을 쏘아올렸으니 후반기에서 8개만 추가한다면 대기록 달성이었다. 무난할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극심한 슬럼프가 시작됐다. 50경기 성적은 타율 0.247, 6홈런, 21타점. 특히 손목에 사구를 맞은 뒤로 사이클이 급격히 떨어졌다. 장기였던 빠른 배트 스피드에서 나오는 총알 같은 타구가 실종됐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졌다. 윤석민은 당초 주전 3루수로 낙점됐지만 좀처럼 사이클이 오르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도 꾸준한 신뢰를 보냈지만 35경기 타율 0.229, 무홈런, 7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이 감독도 1군 말소를 결정했다.

윤석민은 2군에서 묵묵히 담금질에 돌입했고, 조금씩 실마리를 찾았다. 직전 4경기 성적은 타율 0.308, 2홈런, 6타점으로 완연한 상승곡선이다. 여기에 개인 통산 100호 홈런까지 뒤늦게 신고했다. 황재균이 빠진 상황에서 중심 타선과 핫코너는 윤석민이 지켜야 한다. 지금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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