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0만명이 넘는 홍콩 시민이 참여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시위대 47명이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정부는 최장 3개월의 계엄령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홍콩 도심 사틴공원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최소 47명(남성 29명, 여성 18명)이 연행됐다.
이날 법원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는데, 이들에게는 불법 집회와 경찰 공격, 공무 집행 방해, 공격적 무기 소유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이 1차 공판에서 피고인의 구체적인 의혹을 폭로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 경무처는 “이번 시위로 경찰관 13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으며 현재 5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무처는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고 불법으로 모여 사전에 준비한 헬멧과 쇠파이프 등을 동원해 철제 난간을 파괴하고 벽돌, 우산, 헬멧을 던지며 경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정부는 시위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계엄령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령이 발동되면 홍콩 정부는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 시민들이 공공 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홍콩에서는 송환법이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며 지난달 9일부터 6주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9일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하며 항복을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 폐기와 람 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며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