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장 中사회과학원 日연구소장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파동… 단기적으론 한국 피해 크겠지만 日에 부정적 영향 훨씬 깊을것… 中 경제적 이익에도 손해 끼쳐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양보장(楊伯江·사진) 일본연구소장은 12일 본보 인터뷰에서 ‘한일 간 충돌이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인가’라고 묻자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해 일본의 우려 심리가 존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양 소장은 중국에서 일본 문제에 가장 정통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대북 외교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강경한 정책을 통해 외교적으로 무능하지 않다는 걸 과시해 21일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를 두고 “북한이 이미 일본의 조치를 비판했다. 북-일 정상화는 더욱 멀어지고 단기간에는 북-일 관계에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등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파동을 일으키고 피해를 입힐 것이다. 한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제품을 공급받는 기업은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으면 같이 타격받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반도체) 생산 체인이 파괴될 것이다.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의 반도체 산업이 충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글로벌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삼성의 중요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중국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화웨이를 포함해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들이 분명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이익에도 손해를 끼칠 것이다.”
그동안 한일 갈등으로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양 소장은 중국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일 중 어느 쪽이 손해가 더 클 것으로 보나.
“단기적으로는 일본에 반도체 재료를 의존하는 한국의 피해가 더 크고 뚜렷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훨씬 깊고 클 것이다.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국은 WTO 제소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절차 때문에 WTO 제소는 ‘헛되이 시간만 오래 끄는(曠日持久·광일지구)’ 전쟁이 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동맹인 미국도 개입할 의지가 없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근본적인 출로는 한일 정부가 직접 대화 및 협상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