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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韓캐치올 제도’ 폄훼 부당…협의 촉구 서한 발송”

입력 | 2019-07-17 11:42:00

"양국 간 캐치올 제도 비교 불가피한 대응"
韓 수출통제 대상 품목 범위 더 넓어
화이트리스트 국가라도 깐깐하게 적용




정부가 일본이 우리나라의 캐치올(상황허가) 제도를 폄훼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일본보다 더 엄격한 수출통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는 근거 자료도 내놨다.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은 한국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 조치 사유로 캐치올 수출 통제 제도 미비를 지적한 바 있다”며 “이는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한국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부당하게 폄훼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실장은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 캐치올 통제 운영현황을 설명하면서 한일 양국 제도의 차이점을 짚었다. 캐치올이란 비전략물자라도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전용 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수출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박 실장은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4개 국제수출통제 체제에 모두 가입한 국가”라며 “방어권 차원에서 양국 간 제도 비교와 평가는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한국은 대외무역법 19조에 캐치올 근거 규정을 마련해 법적 투명성을 높였다. 반면, 일본은 시행령에 포함 위임해뒀다.

통제 대상품목도 우리나라가 더 넓다. 한국은 제25~40류, 제49류, 제54~59류, 제61, 62, 63, 64, 65류, 제68~91류, 제93, 94류 관련 품목을 통제하고 있다. 일본은 HS 제25~40류, 제54~59류, 제63류, 제68~91, 92류, 제93류, 제95류 관련 품목만 통제한다.

국가별 적용 범위를 보면 한국은 화이트리스트 국가를 대상으로 캐치올 제도를 부분 적용하지만 일본은 적용하지 않는다. 화이트리스크 국가가 아니면 한국은 인지(Know), 의심(Suspect), 통보(Inform) 3대 요건을 모두 적용하고 일본은 인지, 통보 요건만 본다.

비전략물자이지만 인지, 의심, 통보 요건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수출자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지와 의심 요건은 수출자가 해당 물품이 WMD 등으로 전용될 의도를 알았거나 의심이 될 경우를 뜻한다. 통보 요건은 정부가 상황허가 대상 품목을 지정해 수출자에게 개별 통보하는 경우를 말한다.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제도 적용도 우리나라가 더 엄격하다. 특히, 국제연합(UN) 무기금수국에 대해 한국은 캐치올 3대 요건을 모두 따져본다. 반대로 일본은 부분 적용하고 있다. UN 무기금수국에는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이라크, 레바논, 북한, 소말리아, 리비아, 수단 등이 포함된다.

한국은 이란과 시리아, 파키스탄에 대해 21개 품목을 수출통제하고 있다. 일본은 시리아에 대한 12개 품목만 통제한다. 한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중점감시품목을 190개 지정했다. 일본은 국가 구분 없이 중점감시품목으로 74개(재래식무기 34개, WMD 40개)를 분류해뒀다.

박 실장은 얼마 전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전략물자관리제도에 대한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7위, 일본은 36위를 기록했다”며 “한국은 국제협력과 잘 갖춰진 법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 16일 일본 정부에 서한을 발송해 국장급 전략물자 수출통제 협의체 개최를 다시 촉구했다. 앞서 진행된 과장급 양자실무협의에서 한 단계 격상된 것이다.

박 실장은 “앞서 일본 측은 협의 요청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기자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언제든 양자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