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제한, 동성애자 권리·낙태 옹호 등 '독립적 판결'
나비 넥타이와 당파성을 초월한 판결로 유명한 존 폴 스티븐스 전 미국 연방대법관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향년 99세.
스티븐스는 35년 동안 대법관직을 역임하면서 학생, 이민자, 죄수 등 신분과 관계없이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옹호하는 판결을 많이 내놨다.
스티븐스는 사형제도를 제한하고, 학교에서 공식적인 기도를 억제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동성애자 권리를 확립과 인종적 평등을 촉진하고, 법적 낙태를 보호하는 입장에 섰다. 그는 또 범죄 용의자와 추방에 직면한 불법 이민자들의 권리를 보호했다.
그는 또 동료 판사들에게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년간 구금된 외국 테러 용의자들에게 미국 법정에서 석방을 주장할 권리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스티븐스는 평균 재임기간보다 2배 이상 긴 대법관 생활을 역임했다. 연방대법원에서 90세 생일을 맞은 것은 스티븐스 대법관이 2번째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스티븐스 전 대법관은 2010년 6월 스스로 은퇴까지 35년간 재임했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자신이 사퇴하지 않는 한 임기를 보장하는 종신제이다.
그는 90대 후반인 나이에도 최근까지 활발한 연설과 작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 4월 99번째 생일 이후 자서전 ‘대법관 만들기-나의 첫 94년’을 출간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그는 친절과 겸손, 지혜와 독립이 아주 잘 어우러진 모습을 우리 대법원에 가져다 줬다”며 “정의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헌신은 우리를 더 나은 국가로 인도했다”고 그를 추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