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여야 故정두언 조문 줄이어…“개혁보수 큰 아픔” 애도

입력 | 2019-07-17 20:06:00

이른 시간부터 조문객들 발길 이어져…여야 넘어 추모 행렬
이재오 "MB, 정두언 만나려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말해"
나경원·오신환·윤소하 등 "개혁 보수 앞장섰던 분" 한목소리
김부겸 "오랜 친구에게 늘 미안해…영원한 안식 기원" 울먹
김성태 "보수 정치 큰 족적"…장제원 "합리적 보수 주춧돌"






고(故)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조문이 시작된 17일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유성엽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각 당 지도부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빈소를 찾았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장제원 한국당 의원·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전 한나라당 대표) 등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정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으면 한 번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조문 오려고 오늘 아침에 생각했는데 보석 조건이 외부 출입이 되지 않는다”며 “병원에 가는 것 이외에 다른 곳에는 출입과 통신이 제한돼 있어서 강훈 변호사를 통해 저한테 대신 말씀을 전했다”고 했다.

이 상임고문은 “고인이 됐기 때문에 고인에 대한 것은 애도하는 것이,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예의고 평소 고인이 못다한 말이나 못다한 생각이 있어도 고인이 돼 버리면 다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며 “저를 비롯해 정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은 정 의원의 평소 좋은 것만 기억하고 우리와 가까웠던 점, 우리와 함께 일했던 점, 서로 힘을 모아서 대선을 치렀던 그런 점만 기억하기로 했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이 상임고문을 발언 도중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거나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각 당 지도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두언 선배님은 용기 있는 정치인이었고 혜안이 있는 정치인이었다”며 “동작구에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들어오게 될 때 정 선배께서 전적으로 제 선거를 다 맡아서 도와주신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나 원내대표는 “정 선배께서 못 이룬 꿈, 정치에 있어서 정 선배가 생각하고 그렸던 대한민국을 남은 후배들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늘 정의로운 세상을 꿈꿔왔고 후배들에게 정감있게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분인데 안타까운 일로 인해 충격을 많이 받았고 슬픈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저세상에서 모든 아픔과 고민을 털어내고 잘 영면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저도 황망하다. 당을 떠나고 여야를 떠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시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분이셨는데, 개인적으로 심신이 아프셨던 모양이다”며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보수와 진보를 떠나 합리적인 인식과 판단을 가지셨던 분”이라며 “고인의 안식과 평화를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참 아까운 사람이 갔다. (정 전 의원은) 보수 정치의 핵심을 위해서 앞장섰다”며 “우리나라 보수 정치의 개혁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 전 의원은) 상식적이고 솔직한 분”이라며 “개혁적 보수 정치인이셨다. 보수 정치에서 큰 역할을 만들어주시길 기대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 전 의원과 오래 알고 지냈다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인을 ‘오랜 친구, 대학동기’라고 언급하며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늘 친구에게 미안하다.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개인적으로 친했는데,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많았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정 전의원은)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님”이라며 “(고인을) 단아한 분으로 기억한다. 어지럽고 세찬 풍파에 강력하게 부딪히기에는 인간적인 심성을 가지고 계셨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보수 진영 의원들은 개혁 보수의 길을 걸어왔던 고인의 길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남아있는 우리로서 더욱 제대로 된 보수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정두언 선배를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미어진다”며 “내년 총선에 원내에 꼭 들어와 보수를 개혁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해주시길 바랐는데 이렇게 속절없이 떠나니까 이루 말할 수 없이 충격적이고 멍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정 선배의 죽음은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고 개혁 보수 진영의 큰 아픔”이라며 “정 선배가 이루려 했던 꿈을 남아있는 후배들이 반드시 이뤄내겠다. 어려워져있는 보수 진영을 새롭게 개혁하고 진짜 보수를 만들어 대한민국이 이 위기에서 탈출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반드시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저녁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저와는 개인적인 관계도 있는 분인데 이렇게 황망한 일이 생겨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과 함께 잘 모시도록 챙겨보겠다”라고 애도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념 차이가 있지만 보수 정치인으로서 할 말은 하는 이상과 감성을 갖춘 정치인인데 빨리 가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발을 들였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낙선했지만, 17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서대문구을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18·19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당선됐다.

정 전 의원의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