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괴롭힘 금지법 추가 매뉴얼 시정기간 뒤에도 안고치면 과태료… 기존 징계 활용땐 노조동의 불필요 “MBC 아나운서, 괴롭힘 개연성 커”
‘직장 괴롭힘 금지법’이 16일 시행된 가운데 취업규칙(사규)을 고치지 못한 사업장은 정부의 시정명령을 받더라도 최장 32일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직장 괴롭힘 대응 규정을 만들기 위한 취업규칙 개정은 노조의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직장 괴롭힘 금지법 시행과 관련해 이런 내용을 추가한 매뉴얼을 배포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취업규칙에 직장 괴롭힘 관련 조항을 넣지 않은 10인 이상 사업장은 고용부의 시정명령을 받게 되지만 과태료(최대 500만 원)가 바로 부과되지는 않는다. 고용부는 시정명령을 내린 날부터 25일간 1차 시정기간을 주고 시간이 더 필요한 사업장은 7일간의 2차 시정기간을 더 부여할 예정이다. 시정명령을 받은 후 32일 안에 취업규칙을 개정하면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처럼 직장 괴롭힘 예방과 대응 절차를 포함하되 징계는 기존 포괄적 조항을 활용하는 쪽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할 때는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고용부는 판단했다. 다만 노조가 강성인 사업장은 취업규칙 개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벌어질 우려는 있다.
최태호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전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직장 괴롭힘 진정을 낸 것과 관련해 “언론에 공개된 (이들 아나운서에 대한) 업무 미(未)부여, 사내 전산망 접근 권한 차단 등을 볼 때 개인적으로는 직장 괴롭힘에 해당할 개연성이 굉장히 크다고 판단한다”고 17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고용부는 전국 지방노동관서에 167명의 직장 괴롭힘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치하고 지방관서별로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위원회를 만들어 직장 괴롭힘 여부가 모호한 사건을 다루도록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