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에 빠르게 적응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겠다.”
프랑스 리그1 보르도에 새 둥지를 틀게 된 황의조(27)는 당당하게 각오를 밝혔다. 최근 보르도와 4년 계약을 맺으며 유럽 무대에 진출하게 된 황의조는 18일 보르도의 프리시즌 훈련지인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황의조(A매치 27경기 8득점)는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의 간판 공격수다. 지난 시즌 소속팀인 감바 오사카(일본)에서는 16골로 일본 J리그 득점랭킹 3위에 오르며 물 오른 득점력을 뽐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은 그는 그동안 중동, 중국, 미국 등 여러 국가의 팀들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황의조의 에이전트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리그의 팀이 연봉 400만 달러(약 47억 원)를 제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황의조는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이 컸기 때문에 중동행을 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리그1 14위를 기록한 보르도는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 팀 득점이 34득점에 그쳤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격력 회복이 시급한 보르도이기 때문에 새로 영입한 선수가 팀에 적응할 때까지 오래도록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의조가 출전 기회가 왔을 때 장기인 슈팅력 등을 살려 100%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님이 잘하고 오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황의조가 향후 보르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의 명문 팀으로 진출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황의조는 “당연히 더 큰 무대를 꿈꾸지만 지금은 프랑스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게 우선이다. 프랑스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