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가 호주에서 미군과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 탄도미사일 요격에 사용되는 이지스함도 늘려 2022년까지 8척을 운용하기로 했다. 일본이 중국 위협을 내세워 방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NHK방송에 따르면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및 미국 해병대는 전날 호주 북동부 해안에서 대규모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수륙기동단 대원 약 300명은 일본 해상자위대 수송함을 타고 2주에 걸쳐 호주로 건너간 뒤 훈련에 나섰다. 수륙기동단은 수륙양용차와 상륙정을 이용해 호주 육상에서도 훈련을 진행했다. 육상자위대가 호주까지 진출해 대규모 기동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상자위대의 도서(島嶼) 탈환부대인 수륙기동단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유사 사태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 지난해 3월에 만들어졌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육상 및 해상자위대가 연대한 수륙양용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NHK는 분석했다.
해상자위대는 17일 오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濱)시에서 최신 이지스함 ‘하구로(はぐろ)’ 진수식도 진행했다. 일본의 8번째 이지스함으로 2021년 3월 취역할 예정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하구로는 길이 170m, 폭 21m 규모다. 1734억 엔(약 1조90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내년 3월 취역 예정인 7번째 이지스함 ‘마야(まや)’처럼 적의 미사일 위치 정보를 아군과 공유할 수 있는 공동교전능력(CEC)을 갖췄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하는 신형 요격 미사일 ‘SM3 블록2A’도 탑재하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는 약 2000㎞로 기존 모델보다 2배로 늘었다.
일본은 지난해 말 중장기 방위전략인 방위대강을 개정하며 사거리 500~900km의 장거리 미사일 도입,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 등을 명시하며 지속적으로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가 가능)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는 ‘중국 위협’을 내세우며 밀어붙이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