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는 ‘돌아가(Go back)’ 경험담 고백이 쏟아지며 ‘반(反)트럼프 연대’가 형성됐다. 이른바 ‘허드투(Heard Too·나도 들었다)’ 운동. 파키스탄계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는 “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아주 많이 들어봤다. 한 달 반 전에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들었다”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변호사 닐 카티얄은 “3세 때부터 거의 매일 그 말을 듣는다”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비슷한 경험을 한 독자 제보를 받았는데 하루 만에 4800여 통이 접수됐다. ‘인종 용광로’라 불리는 미국이지만 인종차별 정서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 과거의 일이지만 미국에선 1798년 적대국 출신이거나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외국인의 추방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된 적이 있고, 1882년에는 중국인 노동자의 수를 제한하는 중국인배척법이 발의됐었다.
▷과감한 이민정책으로 인재를 끌어들여 성장했고, 민주주의와 자유무역이라는 국제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이 어느새 세계와 연결된 문을 닫고 내부적으로는 ‘닫힌 사회’를 지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 흐름 선두에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다. “만약 우리가 새로운 ‘아메리칸’에게 문을 걸어 잠근다면, 우리는 세계의 리더로서의 지위를 곧 잃고 말게 될 것이다.” 1989년 1월 임기 마지막 날 ‘원조 보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남긴 연설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