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73일만에 사사구를 4개나 내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11승을 따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2-1로 앞선 8회초 마운드를 마에다 겐타에게 넘긴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마에다가 8회초, 켄리 잰슨이 9회초를 실점없이 마무리하면서 류현진의 시즌 11승(2패)이 완성됐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도 종전 1.78에서 1.76(123이닝 24자책)으로 소폭 낮아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경이로운 볼넷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3볼넷으로 수치가 폭락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도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9.55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그러나 이날은 볼넷 3개에 몸에 맞는 공까지 내줬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사사구 4개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3⅔이닝 3실점) 5볼넷 이후 무려 473일만이다.
특히 2회초에는 한 이닝에만 볼넷 2개를 허용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이며 단 1실점으로 7이닝을 책임졌다.
2회초 볼넷 2개로 맞이한 2사 만루 위기에서는 상대 선발투수 잭 갤런을 투수 땅볼로 요리해 불을 껐다.
이 밖에도 류현진은 1회초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병살타로 실점을 막아내는 등 자신의 장점인 땅볼 유도를 잘 실현해 이닝을 소화해나갔다. 7회초를 삼진 3개로 끝내며 변함없는 구위를 과시하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에이스의 역할이다. 최악의 컨디션으로도 승리를 따낸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에이스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