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19.3.11/뉴스1 © News1
SCMP는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입수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예고했던 역사적인 투표에 새로운 의문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전후 여러 현장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은 연세대 정문 앞을 지나는 운구행렬.(이한열 기념사업회 제공)2019.7.14/뉴스1 © News1
선거를 며칠 앞두고 CIA가 작성한 이 정보 보고서에는 “여당 관계자들은 노태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두고 분열하고 있으며 선거 결과를 조작하라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며 “광범위한 사기(조작)를 위한 계획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적혔다.
11월23일자 보고에서는 대중들이 보는 노씨와 군사독재정권과의 부정적인 연관성 때문에 민정당 내에서 “노씨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그들은 투표 조작을 포함한 흑색선전(블랙 프로파간다)과 부정한 정치 공작을 고려하고 있다. 일부 관리들은 이보다 더한 조치를 준비 중으로 보인다”고 기술했다. 한 소식통을 인용, “여당 전략가들은 만약 노씨가 패배한다는 예측이 나올 경우엔 전두환이 선거 무효를 선언할 기회를 주기 위해 증거 조작 계획을 세웠다”며 선거무효 선언까지 계획했음을 보여줬다.
SCMP는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노태우씨의 측근인 박철언 전 의원의 보좌관을 통해 노씨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당시 정부가 선거 부정 계획을 어느 정도 실행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노씨는 지지율 46.6%로 다른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됐다. 한국 국민들은 지지율 등으로 미뤄 이 선거 결과가 합법적이었다고 보고 민주주의 시대의 시작으로 여겼다고 SCMP는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선거 부정에 대한 의혹을 쏟아냈지만 국제선거감시단은 이 같은 광범위한 부정행위를 보고하지 않았고, 노씨 당선에 대한 비판 여론은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은 야권에 집중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