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순 에어서울 첫 女부기장
에어서울의 첫 여성 조종사가 된 전미순 부기장은 “회사도 큰 결단을 내리고 여성 부기장을 뽑은 만큼 회사에 긍정 적인 조종사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어서울 제공
대학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 뒤 아랍에미리트 국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다 조종사가 된 그의 경력은 독특하다. 2005년 대학 졸업 뒤 독립을 위해 집을 구하던 중 그는 ‘에미레이트는 승무원에게 집을 준다’는 말에 다짜고짜 승무원에 도전했다고 한다. 당시 경쟁률은 약 160 대 1. 전 부기장은 승무원 학원도 다닌 적이 없었지만 첫 도전에 덜컥 합격했다.
승무원 교육을 받으면서 전 부기장은 인생을 바꿀 한 광경을 보게 된다. “교육을 받을 때 콕핏(비행기 조종석)을 체험한 적이 있다. 조종석에서 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얼마나 예쁘던지…. 내가 왜 조종사를 해 볼 생각을 안 했지 싶었다.”
2017년 말 조종사 자격증을 따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항공사 취업은 순탄치 않았다. 전 부기장은 “서류전형에서부터 계속 떨어졌다. 나이가 걸림돌이겠구나 하면서 막막하던 때, 친구에게서 ‘에어서울에 지원해 보자’는 연락이 왔다. 포기하지 말자며 지원한 에어서울이 나에게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 조종사는 약 3000명. 이 중 여성 조종사는 50명 안팎이다. 항공기 조종사는 남자의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이 컸던 탓이다. 전 부기장은 “비행기는 조종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따지지 않는다. 나이를 고민했어도 이 자리에 못 왔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