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KBS 수신료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이와 맞물려 최근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 하나는 KBS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보도하면서 난데없이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 로고를 노출한 것이다. 뉴스의 배경 그래픽으로 ‘NO 안 뽑아요’ ‘안 봐요’란 문구가 나오는데 일장기를 상징하는 빨간 ‘ㅇ’자 안에 한국당과 조선일보 로고가 담겨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친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회에서 일본과 한국당 등을 뭉뚱그려 표시하고 낙선운동의 의미로 해석되는 문구까지 들어가면서 한국당의 분노가 폭발했다. 19일 한국당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노골적인 선거 개입 KBS는 즉각 해체하라”고 외쳤고 “범국민 수신료 거부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인터넷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 파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단순 실수’라는 해명에도 논란이 커지는 것은 정치적 편향성과 역사 왜곡 등 그간의 행태로 인해 신뢰가 땅에 떨어진 탓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KBS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KBS는 현 정부 관련 사업을 비판한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이 지난달 방영된 뒤 당초 예정된 재방송을 돌연 취소해 청와대 외압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