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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택연금 보석은 거부… 3주뒤 구속 취소해달라”… 양승태, 법원에 의견서

입력 | 2019-07-22 03:00:00

1심 구속기한 내달 10일 만료… 재판부 22일 보석여부 결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사진)이 “조건부 보석 결정은 부당해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며 재판부의 직권보석 대신 구속 취소를 요구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5부(부장판사 박남천)에 제출한 A4 12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현재 구속 기간을 불과 3주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적절한 때에 구속 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원칙적인 처리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구속 취소 결정 또는 그와 거의 동일한 내용의 직권보석 결정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올 2월 11일 재판에 넘겨져 1심 구속 기한(최장 6개월)인 다음 달 10일 밤 12시 이후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양 전 대법원장 1심 선고는 그 전에는 불가능하다.

재판부는 구속 취소 전에 직권으로 보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최근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의견서를 통해 조건부 보석 석방보단 3주 후에 아무 조건 없이 석방되는 구속 취소를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대부분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그 피고인들의 경우 구속기간이 만료될 즈음에 법원이 구속 취소 결정을 해서 석방되었다는 사정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재판 관계인과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 행동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또 “검사는 보석 조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78)은 올 3월 주거지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자택구금’ 수준으로 조건부 보석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엄격한 보석 석방을 내리면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는 22일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양 전 대법원장에게 조건부 보석이 허가되고,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이면 올 1월 24일 구속 수감된 이후 179일 만에 석방된다.

김예지 yeji@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