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두고 사표를 던졌다. 특히 그는 퇴진 의지를 밝힌 자리에서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를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두 부처가 하는 ‘어불성설’의 상황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작심 비판을 날렸다.
이 위원장은 22일 정부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제4기 방통위 2년간의 성과 및 계획’을 브리핑한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 문재인 정부는 제2기를 맞아 국정 쇄신을 위해 대폭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며 “정부의 일원인 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부의 새로운 구성과 팀워크를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발표했다.
현 정부의 첫 방통위원장인 이 위원장은 2017년 8월 1일 취임했으며 임기는 3년이다.
이 위원장은 “출범 후 2년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없이 곧바로 출범해 미디어정책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하지 못했다는 것은 특히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방송통신 정책이 바로서기 위해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며 “방송통신 규제 기관으로 방통위의 업무 관장에 관한 것”이라고 가리켰다.
그는 “주파수 배정, 사업자 인허가, 공공성과 보편성 구현, 시장 질서 확립, 시청자와 이용자 보호 등 방송과 통신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두가 규제 업무에 속한다”며 “따라서 방송과 통신의 규제는 모두 방통위에서 관장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이렇게 해야 방송통신 정책에서 비전을 가지고 일관성·종합성·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2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송통신 업무를 두 쪽으로 나눠 한쪽을 떼어가는 퇴행적 조처가 있었다”며 “방송은 유료비용 여부만으로, 통신은 나눠서는 안 되는 사후와 사전 규제로 나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한 정부 내에서 방송과 통신 두 부처에서 관장하는 어불성설의 일이 버젓이 존재하게 됐다”며 “하루빨리 시정돼야 하는 업무 분장이다”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잘못된 업무분장이 계속된다면 우리 방송통신 정책은 규제 문제의 일관성·효율성·종합성을 상실한 채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입장 발표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신임 방통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는 업무를 지속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