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22일 개최한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회에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20여명을 비롯한 범보수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과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한 데 모인 행사에선 “큰 틀에서 ‘반문(反文) 연대’로 힘을 합치자”는 얘기가 나왔다. 야권에서는 향후 보수 통합의 ‘빅텐트’ 논의가 활발해질 거란 기대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 의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에서 2년 교육받을 때 제가 사법연수원 교수였다”며 “연수생 600명 중 이 의원이 가장 눈에 띄었던 두어 명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무소속 의원의 행사에 참석하는 데엔 이런 이 의원과의 개인적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 차원에서 이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황 대표는 “나라가 어려울 때 이 의원이 자유우파의 전사로 우뚝 선 모습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다”며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는 데 이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성원해달라”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장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수준은 아니지만 이 의원과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문호를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이 의원에게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홍 공동대표는 “이 의원을 우리공화당으로 모시려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싸움을 하려면 우리공화당에서 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이준석 최고위원은 “1년 전에 이 의원과 방송을 함께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예측할 때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맞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문 연대를 근간으로 하는 보수 대통합이 험난할 거란 관측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황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하려는 홍 공동대표가 “황 대표님 제 말씀 좀 듣고 가시죠”라고 했지만 황 대표는 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방향성이 같다면 누구든 반문 연대를 위한 보수대통합 문호를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통합 대상을 두고 고민이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