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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관계사 임원 집에 삼계탕-‘고통분담’ 감사편지

입력 | 2019-07-23 03:00:00

300명에 “급여 20% 반납 죄송… 대우조선 인수에 힘 모아달라”




“2016년 시작된 급여 20% 반납을 통한 고통 분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가족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사진)이 22일 그룹 관계사의 임원 가족에게 편지를 통해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여러분의 가정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끌고 있는 권 부회장이 이날 중복을 맞아 국내에 있는 관계사 임원 300명의 집에 삼계탕을 보내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원 가족이 보낸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에 담은 것이다.

권 부회장은 편지에서 10여 년 동안 이어진 감원과 자산 매각, 사업 재편과 분할 추진 등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도 편지에 담았다. 권 부회장은 “유휴인력이 아직도 1000여 명에 이르고, 최저임금제 및 주 52시간 근무제로 불과 2, 3년 사이에 임금이 30% 넘게 인상됐다”고 했다. 과도한 인건비 부담과 재료비 상승으로 현대중공업과 조선 계열사들이 여전히 영업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진행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서도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산업은행도 인수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이에 물적 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형태의 인수 구조에 합의한 것”이라며 “우리가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한국 조선 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인수”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과거에도 2, 3차례 임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