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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없던 지표까지 적용해 당혹”

입력 | 2019-07-23 03:00:00

서울 8곳 재지정 평가결과 청문, “공정성 결여”… 학부모-학생도 참여
학부모들 교육청 앞에서 항의집회
교육부, 25일 상산고 최종 결론




자사고 운명의 일주일… 서울 8곳 청문 시작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청문회에서 이정규 경희고 교장(오른쪽)이 청문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부터 사흘간 서울 자사고 8곳의 청문 절차가 진행되고 25일에는 교육부가 전주 상산고 등 자사고 3곳의 지정 취소 여부를 심의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8곳에 대한 사흘간의 청문 일정이 22일 시작됐다. 첫날 경희고와 배재고, 세화고는 교육청을 상대로 평가 절차와 기준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청문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듣는 자리이다. 학교의 ‘최후변론’인 만큼 변호인단뿐 아니라 자사고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도 참석했다.

세 학교는 교육청의 절차와 기준을 문제 삼으며 공정성이 결여된 평가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2014년 평가엔 없던 지표가 이번에 적용된 게 당혹스러웠다”며 “교육청은 ‘교육과정 다양화’ 부분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우리는 상당히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했기에 자사고로서 자격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고 학부모 10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경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청문에 참석했던 학부모 대표 이숙영 씨는 “자사고마저 사라지면 강북에, 동대문구에서 좋은 학교를 찾기는 더 어려워지는 셈”이라며 “만일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한 울타리 안에 일반고·자사고 이원화 체제가 되어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 씨는 “일반고가 괜찮다면 비싼 돈을 내고 자사고를 왔겠는가”라며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숭문고와 신일고 이화여대부고, 24일에는 중앙고와 한양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 절차가 진행된다. 오세목 자사고연합회장은 “교육부의 동의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8개 자사고가 공동으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행정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며, 감사원에 서울시교육청의 평가과정 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와 교육시민단체들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즉각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25일 교육부는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상산고의 지정 취소 여부를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조민재 인턴기자 국민대 한국역사학·미디어전공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