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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해 대구지검장도 사의 표명…검찰 고위간부 용퇴 14명째

입력 | 2019-07-24 15:08:00

박윤해 대구지검장이 지난해 10월1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검찰청에서 열린 ‘2018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News1


박윤해 대구지검장(53·사법연수원 22기)이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51·21기)과 차경환 수원지검장(50·22기)에 이어 14번째다. 권익환 서울남부지검장(52·22기)은 전날 퇴임식을 가졌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렸다. 그는 “처음 검사가 된 순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그동안 검찰은 정말 많은 혁신을 이뤘고 겸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검찰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지검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김천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과 원주지청장, 평택지청장을 거쳐 울산지검장, 대구지검장을 역임했다.

전날 사의를 밝힌 한 지검장은 “검찰이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고 구성원들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여러 난관을 잘 헤쳐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으로 성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한 지검장은 1992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1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대변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울산지검과 수원지검·서울동부지검을 이끌었다.

특히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한은행 채용비리’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해 12월 현 정부 청와대를 향한 첫 압수수색부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송인배·신미숙 청와대 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것도 한 지검장이다.

차 지검장은 “검사장이라는 막중한 직책까지 겁도 없이 맡아 짊어지고 있다가 이제야 비로소 그 짐을 내려놓는다. 마치 일장춘몽(一場春夢)을 꾼 것처럼 딱히 남기는 것 없이 이렇게 검찰을 떠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1996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차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법무부 대변인, 수원지검 2차장, 법무부 인권국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히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원지검 2차장 검사로 재직할 당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수사를 담당했다. 이 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9년형을 받았다. 수원지검장 시절엔 사내협력사로부터 860명의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권 지검장은 앞선 15일 “여러 가지로 검찰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때에 좀 더 함께 하지 못하고 사직하게 돼 죄송하다. 늘 그래왔듯이 현명하고 저력 있는 우리 검찰 가족들이 합심해 국민 한 분 한 분께 정성을 다할 때 현재의 위기를 의연하게 극복하고 검찰이 수사의 주재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사의를 밝혔다.

권 지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6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과 법무부 기조실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시절 민정2비서관으로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를 비롯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무소속 손혜원 의원 관련 사건을 지휘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