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거북선 12척’에 여론이 집중됐던 것을 언급하며 “다들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였더라”라고 말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부산에서 취임 후 다섯 번째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후 이어진 시·도지사와의 오찬 간담회 발언을 전했다.
강 수석은 “점심을 거를 수 없어 해변가 밥집으로 앉는다. 바다가 들어오는 확 열린 맛집이다”라며 “그런데 그 집 이름이 ‘거북선 횟집’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는 당당하게 대응하고 특히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되리라 본다”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이, 정치권이, 그리고 지자체장들이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고 강 수석은 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자신의 SNS에 “오늘 오전 부산의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간 식당이 마침”이라는 글과 함께 ‘거북선 횟집’ 간판 사진을 올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문 대통령이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은 지난 12일 전국경제투어 열번째 일정으로 전라남도를 방문했을 때 자신의 발언을 둔 해석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것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야당에선 “이순신 장군이 그런 것은 무능한 선조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무능한 선조의 길을 걷지 말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같은 달 15일 국회에서 인터넷상 댓글을 인용해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 세월호 한 척으로 이겼기 때문”이라고 말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전남 주민들이 ‘함께’ 난세를 헤쳐나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석이 ‘이순신 장군’과 ‘열두 척의 배’에 집중되고, 야당에서 이를 비판하며 세월호 유족들에게 상처가 되는 발언까지 나왔던 것을 마음에 두고 논란을 미연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청와대에서 ‘거북선’이 또 등장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는데,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 속 두 사람의 뒷쪽으로 ‘거북선’ 모형이 있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서울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7.24/뉴스1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면담한 곳은 국무회의가 열리는 세종실 옆에 위치한 면담 장소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거북선 모형은 원래부터 이 자리에 있던 것”이라고 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