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등 최고위 보이콧...다시 '반쪽 회의' 전락 당권파 "당권 싸움 불과, 해결 위해 머리 맞대야" 손 대표, 윤리위원장 임명...혁신위원들은 대표 제소 오신환 내일 비상회의...계파 싸움 더욱 본격화할 듯
바른미래당의 당내 계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손학규 대표 재신임 문제를 다룬 혁신안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대응과 맞대응을 거듭하며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모두 불참하며 ‘반쪽’ 회의로 전락했다. 지난 4월 이들이 재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며 회의에 한달여간 불참한 지 두달여 만에 다시 최고위가 무력화된 것이다.
오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손 대표가 1차 혁신안의 최고위 상정을 거부하는 등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권성주 혁신위원 단식에 대해 도의적으로 적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하고, 당권파가 최고위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라고 일갈했고, 권은희 최고위원도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협의하는 게 아니라 마음대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하니 우리가 있을 이유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계도 손 대표 비판에 나서고 있다. 이태규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법적으로 혁신위에 정식 안건으로 발제됐고 토론을 통해 의결되지 않았나. 또 손 대표 거취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왜 검은 세력이고 폭로거리가 되는지”라며 “당 지도부가 당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반면 당권파는 바른정당계가 ‘손 대표 퇴진’ 안건 상정을 혁신위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의심하며 혁신안 상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손 대표 퇴진 요구와 당무 거부도 당권 싸움에 불과할 뿐 당 혁신을 위한 해결 방법이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권파 한 관계자는 “회의를 보이콧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지, 우격다짐으로 (대표직을)내려놓으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했다.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막장극 수준의 충돌을 빚으며 극에 달한 당내 계파 싸움이 더욱 본격화할 분위기다.
이런 의심을 반영하듯 오후에는 혁신위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당 윤리위에 제소하며 맞불을 놨다. 손학규 대표가 혁신위 결정사항을 최고위 안건으로 처리해야 하는데도 누락해 혁신위 안건 처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비판이다.
당 한 관계자는 “당권파가 바른정당계 의원들 진상조사에 나선다는 뜻을 밝혔는데 손 대표에게도 윤리위 제소가 들어갔으니 맞불 작전을 놓은 셈 아니겠나”라고 했다.
비당권파도 대응책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 원내대표는 오는 25일 ‘바른미래당 정상화를 위한 전현직 지역위원장 비상회의’에서 혁신위 재개 및 당 정상화를 위한 지역위원장들의 입장을 정리,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