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News1
지정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율형사립고 8곳에 대한 청문이 24일 종료됐다. 자사고 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번 청문을 요식행위로 규정하고 향후 소송전을 위한 형식적 참여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청문에 참여했던 자사고들이 거세게 반발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청문 장소인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 앞에서 ‘자사고 지켜줘’를 외치며 릴레이 집회를 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작아지거나 사라졌다. 이날 첫 청문 대상인 중앙고에서는 학부모 2명만 학교 관계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 마지막 청문에 임한 한대부고에서는 학부모 60여명이 참석했지만, 그동안 80~100여명이 집회에 왔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김종필 교장은 “오늘 청문에서는 (앞서 다른 학교들도 주장했던) 자사고 평가기준·지표의 부당성과 재지정 평가에 따른 학교의 입장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특히 도심 공동화가 벌어지고 있는 (학교 소재지인 종로구의) 지역적 특성상 (자사고 지위 유지를 통해) 우리 학교는 서울 전역 학생 모집이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오려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뒤이어 청문에 참여한 한대부고 측은 말을 아꼈다. 한대부고 관계자는 “저희가 하고 싶은 말씀은 다 드렸다. (평가 부당성과 관련해서는) 다른 학교와 (입장이) 마찬가지다”고만 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News1
그동안 자사고 측은 이번 서울시교육청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학교 측은 자사고에 불리한 재지정 평가기준·지표의 부당성 등을 강한 어조로 주장해왔다. 학부모들도 릴레이 집회를 열어 규탄했다.
자사고 관계자는 “청문을 통해 이번 재지정 평가 결과가 바뀔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적으로 정해진 행정절차를 모두 이행해야 향후 진행할 소송전에서도 대응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문은 행정기관의 결정에 대해 그 대상이 진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이며 행정기관은 이를 충분히 듣는 절차”라며 “일반 청문회처럼 질의응답이 오가는 것이 아니다. 청문을 청문회·공청회와 혼동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News1
조 교육감은 또 “서울은 ‘교육부 표준안’에 따라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에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부동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