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에 한번 가입해두면 필요할때 스위치처럼 ‘온-오프’ 공인인증 없이 결제만 하면 돼 온라인서 보험 쿠폰 사서 선물도 보장범위-금액 등 꼼꼼히 따져야
여행자보험이 핀테크를 등에 업고 쉽고 간편하게 진화하고 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스위치’처럼 껐다 켜는 보험이 등장하는가 하면 ○○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앱에서도 클릭 몇 번으로 여행자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런 혁신 덕분에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도 2016년 229만 건에서 지난해 308만 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여행자보험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다. 그동안은 보험업법 규정 때문에 소비자가 같은 보험에 다시 가입하더라도 그때마다 상품을 안내받고, 전자서명을 해야 했다. NH손해보험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해당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받아 6월 12일 ‘온오프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다. 한번 가입을 해두면 그 후부터는 정보 입력, 상품설명 확인, 공인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여행을 갈 때마다 그에 따른 보험료만 결제하면 된다. 또 두 번째 여행부터는 보험료도 깎아준다. NH손보는 인터파크, G마켓에서 살 수 있는 ‘보험쿠폰’도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자보험을 선물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가입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유럽여행을 위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던 정모 씨(23)는 보상수준에 크게 실망했다. 독일에서 현금 90만 원과 액세서리가 가득 담긴 여행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지만 보험사에서는 내용물은 보상이 안 되고 캐리어에 대한 최대 보상한도도 20만 원이라고 알려왔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보장 범위나 금액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서비스로 제공되는 여행자보험은 보장 범위가 좁기 때문에 보장 내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이혜림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교육학·언론정보학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