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호르무즈 파병’ 논의]볼턴, 靑-국방부-외교부 릴레이 면담
반미 시위대 향해 손 흔드는 볼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강경화 장관을 만나러 가는 도중 청사 밖에서 볼턴의 방한에 항의하는 시민단체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집회를 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영어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한반도 종전’ ‘사드(THAAD)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볼턴 방한으로 본격화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
볼턴 보좌관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뒤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very productive) 대화를 나눴다”고 거듭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영공 침범으로 시작해 호르무즈 해협 안보, 한일 경제 갈등, 북한 비핵화 협상 관여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슈에 대해선 청와대가 직접 본격 논의에 들어갔음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 전환을 예고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담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22일)던 입장에서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 중이다”(23일)에 이어 파병 논의가 진전되는 기류다.
○ 안보동맹 확인하며 청구서 내민 볼턴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그동안 잠잠했던 2020년 이후 방위비 분담금 협의가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특유의 ‘청구서’가 이번에 날아온 셈이다. 청와대는 분담금 협의에 대해 “양측은 동맹의 정신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