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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강경파’ 존슨 英총리, 가족들은 모두 “브렉시트 반대”

입력 | 2019-07-25 03:00:00

부친, 소설 쓰며 EU탈퇴에 각 세워… 여동생 레이철, 상의탈의 기습시위
남동생 조, 브렉시트 중단 호소
CNN “파운드 가치 폭락 가능성… 노딜땐 1달러까지 내려갈 수도”




‘영국판 트럼프’ 보리스 존슨 보수당 신임 대표(55)가 24일 제77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BBC에 따르면 존슨 대표는 이날 런던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알현하고 신임 총리로 정식 임명됐다. 존슨 대표는 이날 오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취임 소감과 국정 비전 등을 발표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성파인 존슨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자신의 가족이란 또 하나의 ‘반(反)존슨’파를 상대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존슨 총리와 형제들 사이의 불화를 조명하며 “정치적 외톨이인 그가 비교적 가깝게 지내온 가족들의 반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남 1녀 중 맏이인 존슨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3년간 이를 두고 가족과 대립했다. 작가 겸 언론인인 여동생 레이철 존슨(54)은 2월 한 생방송에 출연해 EU 잔류를 촉구하며 상의를 벗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2월 데일리메일에 ‘당신의 형제가 당신을 미치게 만들더라도 크리스마스에 제정신을 유지하려면 휴대전화 및 브렉시트 금지, 최고급 술이 필요하다’는 글을 기고했다. 4남매의 막내인 조 존슨 전 교통부 부장관(48)은 지난해 브렉시트 중단을 호소하며 부장관직을 사퇴했다.

이들의 부친 스탠리 존슨 전 유럽의회 의원(78)도 브렉시트를 두고 장남과 각을 세웠다. 그는 2016년 브렉시트 논란이 고조되자 브렉시트 후 영국이 맞을 정치적 혼란을 예상한 소설까지 펴냈다. 회계사이자 다른 형제에 비해 언론에 덜 알려진 2남 리오 존슨(52)은 WSJ에 “영국에서 EU 탈퇴에 대해 가족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정식 합의안 없이 무작정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CNN은 현재 파운드당 약 1.24달러인 달러 환율이 최고 1.0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환율은 1.49달러였지만 이후 3년 내내 브렉시트 우려로 파운드 약세가 두드러졌다.

통화 약세는 물가 상승 및 투자자금 이탈을 부추겨 그렇지 않아도 브렉시트 논쟁으로 타격받고 있는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브렉시트로 외국인투자가의 신뢰가 손상되면 영국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