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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송제리 고분서 은제관식 출토…“백제 성왕 왕실 지배층 무덤”

입력 | 2019-07-25 10:00:00

돌방 출토 유물(은제 관식, 은제 허리띠 장식, 은피 관못, 청동 잔).(문화재청 제공)© 뉴스1


전남 나주시 세지면 ‘나주 송제리 고분’(전라남도 기념물 제156호)이 백제 성왕(523~554)대 왕실 지배층의 무덤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1987년에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나주 송제리 고분에 대한 추가 정밀 발굴조사의 중간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중간 발표에는 Δ고분 규모와 구조, 축조 방법 및 새로운 고분 확인 Δ은제 관식과 허리띠 장식 등 백제 성왕대 왕실 지배층 복식과 말갖춤 등 영산강유역 고대 정치조직의 실체와 변화상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이 공개됐다.

고분 규모는 지름 20m 내외, 높이 4.5m로 원형의 평면 형태이다. 외곽에 원형의 도랑을 갖추고 있는데, 이 내부에서 200여점의 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돌방은 기초를 1m 가량 다진 후에 분구(봉분)와 함께 쌓아 만들었다.

돌방은 길이 3m, 너비 2.7m, 높이 2.5m인 사각의 평면인 널방(현실, 무덤 속 주검이 안치된 방)의 가운데에 길이 4.2m인 널길(연도, 무덤입구에서 널방에 이르는 통로)이 달린 구조를 갖췄다.

인접 지점에서는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고분 1기가 매장시설이 모두 훼손된 상태로 확인됐다.

돌방 내부에서는 관모장식인 ‘은제 관식’이 나왔는데, 장식 모양이 기존에 발견된 ‘은화관식’과는 다른 형태였다. ‘관식’은 관모에 부착하는 장식으로 백제 지배층 고분에서 주로 나오는 유물이다.

이번에 나온 관식은 풀잎 모양이며 꽃봉오리 모양이 주를 이뤘던 기존 은화관식과 차이가 있다. 출토유물 등을 볼 때 웅진기 말에서 사비기 초의 공백을 메워주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은제 허리띠 장식은 허리띠 끝장식, 교구(버클), 과판(허리띠 중간에 부착해 칼이나 화살통 등을 거는 기능을 함)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교구는 버섯 모양으로 교침(버클 가운데 위치한 상하로 움직이는 침)이 없는 형태인데, 백제 웅진~사비기의 과도기적인 모습이다.

이밖에 발견된 청동 잔, 호박 옥, 장식칼 부속품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하며, 관못은 못 머리가 둥글고 은으로 감싼 원두정(圓頭釘)으로 주로 백제 고위층의 무덤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말갖춤은 발걸이(등자)와 말 다래 고정금구가 출토됐다. 발걸이는 바닥은 평면이고 윗면은 둥근 모양으로 발을 딛는 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그 윗면에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요철들이 있다. 원형 철판 중앙에 교구가 부착돼 있다.

이 고분은 2000년 실측조사에서 돌방(석실)의 평면은 사각형에 가깝고, 천장은 활이나 무지개처럼 높고 길게 굽은 ‘궁륭형’이며, 벽면은 석회가 칠해진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한편 이번 추가 정밀 발굴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해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오는 26일에 출토 유물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며 “이번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조 안전성 점검과 정비·복원을 거쳐 지역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