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산토스팀 내한 친선경기 시작 전 펠레가 그라운드에서 스탠드를 메운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팀 K리그와 일전을 앞둔 유벤투스 소속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처럼 그간 한국에는 전설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이 찾아와 국내 축구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시초로 꼽히는 이는 1960~1970년대 세계축구를 주름잡았던 ‘포르투갈의 영웅’ 고(故) 에우제비오다. 1970년 9월 당시 소속팀이던 벤피카(포르투갈)를 이끌고 방한해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당시 한국은 국가대표 1진 청룡과 2진 백호로 선수들을 나눠 벤피카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에우제비오는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펼쳐진 청룡과 1차전에서 경기시작 1분30초 만에 중거리포(당시 언론은 이를 30~35m 거리로 표현)를 꽂아 넣은 뒤 전반 1골을 추가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이어 백호와 2차전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막판 만회골을 기록하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각인시켰다.
아르헨티나가 낳은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디에고 마라도나(59)도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9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보카 주니어스와 한국 국가대표 간의 경기에서 88분을 뛰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현란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패스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전반 41분 마카리스텔의 코너킥 헤딩골을 도운 이 역시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 조 추첨 행사 참석을 위해 다시 방한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