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7.25/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News1
“대한민국에 윤석열 선배만한 스타검사가 어디 있었나. 윤 선배는 2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릭터다.”
25일 취임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과 수년 전 근무한 연이 있는 한 후배 검사의 평가다. 수사만 잘하는 검사는 매 기수 나오지만 윤 총장처럼 다양한 역량을 결합한 ‘완성형 검사’는 이제껏 없었다는 얘기다.
그는 “인성이라는 건 종합예술”이라며 윤 총장의 덕목으로 “공감 능력과 수사 대상자에 대한 배려, 외압에 굴복하지 않은 배포”를 꼽았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해박한 달변가’다. 미국 유학을 가본 적이 없으나 미국 연수를 다녀온 웬만한 검사들보다 미국 법에 정통하다는 식이다. 윤 총장은 동기들보다 비교적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면서도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후배들과 ‘끝장 토론’을 즐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스토리가 재밌고 순발력으로도 따라올 사람이 없다”며 “윤 선배를 딱 두 번 만난 와이프가 지금까지 만나본 한국말 하는 사람 중에 최고의 유머라고 하더라”고 기억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꼰대’보다는 ‘스토리텔링의 대가’에 가깝다는 후한 평가다.
검찰총장이 돼서도 적폐 수사처럼 현 정부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후배들은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엄격히 지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정치적 고소’가 증거 있는 범죄가 아니었을 뿐 정권 후반기에 현 정권의 부정·부패 첩보가 들어온다면 충분히 권력을 향해 칼날을 들이댈 인물이라는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을 24번이나 언급하며 “형사 법집행 권한은 사익이나 특정세력이 아닌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하고, 이렇게 권한을 행사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때 ‘항명 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인 만큼 후배들이 가는 길을 막지 않는 선배로도 회자된다.
윤 총장과 근무 인연이 있는 또 다른 후배 검사는 “후배들이 뭘 하겠다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상사의 모습을 너무나 부끄럽게 여겨서 후배들이 하겠다고 하면 할 수 있게 해준다.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의 장점으로 꼽히는 ‘형님 리더십’과 동전의 양면일 수 있는 ‘패거리 문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특히 26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이 얼마나 기용될지가 그 첫 시험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은 누가 봐도 실체가 명확하다”며 “국정원 댓글 수사팀과 대검 중수 과장 당시 연구관 등 특수통으로 특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