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 아비브대학(Tel Aviv University)의 카미트 레비 교수(왼쪽)과 타미르 골란 박사.(사진출처=텔아브비대 홈페이지)
지방세포가 흑색종의 치명적인 변형에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향후 흑색종 전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을 위해 제약사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 대학(Tel Aviv University) 연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흑색종 세포가 환자의 조직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전이세포로 변모하는 과정에 관여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카미트 레비(Carmit Levy) 새클러 의과대학 인간유전생화학과 교수와 타마르 골란(Tamar Golan)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의 자매지이자 세포신호전달분야의 권위지인 사이언스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지에 게재했다.
레비교수는 피부 외층에 있는 초기단계의 표피 흑색종은 치료가 가능하며 진피를 관통하지 않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수년간 과학자들이 질문을 던졌던 무엇이 흑색종을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화 시키는가”에 대해 답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울프슨 메디컬센터의 하난 바크닌(Haan Vaknin) 박사와 텔아비브 메디컬센터의 도브 허쉬코위츠(Dov Hershkowitz) 박사 그리고 발렌티나 제머(Valentina Zemer) 박사와 함께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7월 23일 사이언스시그널링 표지에 실렸다.
연구진은 흑색종 환자들로부터 채취된 수십개의 생체검사 샘플을 검사했고, 종양 부위 근처의 지방 세포라는 의심스러운 현상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지방 세포가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연구를 시작했으며 배양접시에서 지방 세포를 흑색종 세포 근처에 놓고 세포간 상호작용을 추적했다고 연구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지방세포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을 흑색종 세포로 옮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레비 교수에 따르면 사이토카인의 주요 역할은 흑색종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는 ‘마이크로알앤에이211’(miRNA211)이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이다. miRNA211는 피부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티지에프베타’(TGF 베타)의 흑색종 수용체 발현을 억제한다. 레비 교수는 “종양은 높은 농도의 ‘TGF 베타’를 흡수해 흑색종 세포를 자극하고 공격적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이러한 변화를 막을 방법도 찾아냈다. 레비교수는 “우리는 실험실에서 그 과정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하며 “흑색종에서 지방세포를 제거하자 암세포가 진정되어 이동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구진이 실행한 흑색종 마우스 모델의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miRNA211’를 억제시켰을때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발견됐고, 유전자를 재발현시켜 전이를 차단했음을 확인했다.
골란 박사는 “현재 췌장암에 적용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및 방광암에 대한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전이 과정을 억제했고, 흑색종이 상대적으로 ‘평안’한 휴면 상태로 되돌아간 것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레비 교수는 “흑색종에 대한 치료법은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의 발견은 흑색종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신약개발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을것” 이라고 결론지으며 “향후 전이성 흑색종 예방법 개발을 위해 제약회사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