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 39명 인사
○ 윤석열 총장의 동기와 참모, 요직 기용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59·23기)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법무 검찰의 핵심 요직에 전진 배치된 점을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고 있다.
우선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 사정(司正) 드라이브를 총괄할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배 지검장이 최종 낙점됐다. 배 지검장은 윤 총장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로 대학 시절에는 모르는 사이였지만 연수원에서 처음 친분을 맺었다고 한다. 배 지검장은 “윤 총장을 잘 보좌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109명에 대한 패스트트랙 고소 고발 사건을 수사하게 될 서울남부지검장에 송삼현(57), 서울북부지검장에 오인서(53), 서울서부지검장에 조상철(50) 등 서울 소재 지검장 5명 중 4명이 윤 총장의 동기인 23기로 채워졌다.
맏형 격인 윤 총장이 법무 검찰의 요직 및 주요 지검장을 맡게 된 동기들과 함께 신뢰관계가 두터운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윤 총장을 보좌했던 이두봉 1차장(55·25기), 박찬호 2차장(53·26기), 한동훈 3차장(46·27기)은 대검 참모진으로 나란히 자리를 옮겼다. 이들 3명은 검사장 승진 발령과 함께 각각 대검 과학수사부장, 공안부장,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게 됐다. 특히 박 신임 공안부장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전국의 선거 수사를 지휘하고, 한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은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조율하게 된다.
○ 고검장급 7명 중 6명이 총장 선배… 관행 파괴
고검장급 인사에선 윤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3년이나 빠른 김오수 법무부 차관(56·20기)의 유임이 단연 눈에 띈다. 검찰 개혁 업무를 맡았던 김 차관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검찰 개혁 법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치권에선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차관이 당분간 차관으로 남으면서 여권의 차기 사정기관 후보군이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총장 지명 직후 검사장 이상 인사 10여 명이 사직한데 따른 후속 인사를 단행하면 조직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무부는 검사장급 이상 6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는 이원석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50)이 27기 중 한동훈 신임 반부패강력부장과 함께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게 됐다. 이 단장은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이끌었다.
장관석 jks@donga.com·이호재 기자